미국 정유시설 폐쇄와 소비 증가로 2026년 석유 재고 감소 전망 (2025년 3월 3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2월 단기 에너지 전망(Short-Term Energy Outlook)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6년에는 미국 내 주요 교통용 연료 3가지—휘발유(motor gasoline), 경유(distillate fuel oil), 항공유(jet fuel)—의 재고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계획된 두 개의 정유시설 폐쇄로 인해 미국의 정제 석유 제품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소비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2026년까지 주요 연료의 재고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EIA는 2026년 말 기준으로 이들 연료의 총 재고가 3억7500만 배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2000년 말(3억5800만 배럴)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보통 연료 재고가 줄어들면, 시장 참가자들은 한정된 정제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도매 및 소매 연료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EIA는 2026년 휘발유, 경유, 항공유의 도매 정유 마진(refinery margin)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유 마진 증가분이 일부 상쇄되면서, 휘발유 소매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휘발유(motor gasoline)
휘발유 생산 감소와 재고 축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휘발유 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자동차 연비 효율 향상과 고용 증가 둔화 등의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EIA는 2025년 휘발유 소비량이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뒤, 2026년에는 약 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연료 재고 수준을 이전 3년간 평균 소비량으로 나눈 값인 ‘공급 가능 일수(days of supply)’를 기준으로 보면, 휘발유의 공급 가능 일수는 역사적 평균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유(distillate fuel oil)
경유 시장에서는 바이오 연료(biofuel) 대체 효과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바이오디젤(biodiesel) 및 재생 디젤(renewable diesel)은 개별적으로 소비되거나 석유 기반 경유와 혼합(blending)되어 사용됩니다. 2026년에는 이러한 바이오 연료가 미국 경유 소비량의 약 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1년(5%) 대비 증가한 수치입니다.

바이오 연료까지 포함하여 경유 재고를 평가하면, 기존 석유 기반 경유만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약 10% 더 많은 공급 가능 일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오 연료를 고려하더라도 전체 경유 재고와 공급 가능 일수는 여전히 역사적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공유(jet fuel)
항공유 시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타이트한 균형을 이루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내 항공유 소비는 2026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정유시설 폐쇄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항공유 재고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감소할 것입니다. EIA는 항공유의 공급 가능 일수가 2026년 기준 약 21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1963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이처럼, 미국 내 정유시설 폐쇄와 소비 증가로 인해 주요 교통용 연료 재고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며, 이에 따른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부족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