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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A (에너지정보청)

미국 프로판(propane) 수출, 17년 연속 증가 (2025년 3월 13일)

by 원슨 2025. 3. 21.

 

2024년, 미국의 프로판 수출량은 하루 평균 180만 배럴(b/d)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미국의 프로판 수출은 2007년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동아시아(특히 중국)의 수요 증가와 미국과 국제 시장 간의 프로판 가격 차이 확대에 있습니다. 

프로판은 전 세계적으로 주거 및 상업용 난방 연료로 많이 사용되며, 석유화학 원료로도 쓰입니다. 특히 프로필렌(propylene)과 에틸렌(ethylene) 생산에 활용되는데, 이 두 물질은 플라스틱 제조에 있어 핵심 원료입니다. 

프로판은 천연가스 처리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됩니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이 급증하면서 프로판 생산량도 빠르게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미국 내 프로판 가격은 아시아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져 수출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미국 수출 터미널의 확장 공사도 수출 증가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9년과 2023년에 시작된 확장 프로젝트로 인해 미국의 수출 처리 능력은 하루 70만 배럴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2024년 11월에는 처음으로 하루 수출량이 200만 배럴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난방 및 석유화학 용도로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입니다. 


아시아 지역의 프로판 수요 증가
2024년, 미국의 아시아 지역으로의 프로판 수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하였으며, 하루 기준으로 13만 1천 배럴이 추가로 수출되었습니다. 주 수출 대상국은 일본, 한국, 중국이며, 이 중에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이 가장 크게 늘어 40% 증가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는 주로 프로필렌 생산 목적에 기인합니다. 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 포장재, 개인 보호 장비(PPE)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중국의 프로판 수요는 '프로판 탈수소화(propane dehydrogenation, PDH)' 설비의 증가와 함께 급증하였습니다. 이 공정은 프로판을 프로필렌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중국에서는 이러한 PDH 시설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중국이 수입한 프로판의 32%는 미국산이었고, 그 외에는 이란(17%), 카타르(7%), 아랍에미리트(UAE)(3%) 순이었습니다. 

과거 몇 년 동안 중국의 미국산 프로판 수입은 변동이 있었는데, 2018년에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보복 관세가 부과되면서 미국산 수입이 줄었습니다. 대신 이란, 카타르, UAE로부터의 수입이 늘었죠. 그러나 2020년, 중국은 미국산 프로판에 대한 26% 관세를 면제하면서 다시 미국산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참고로, 2024년에 중국이 미국산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에 보복관세를 재도입했지만, 프로판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미국 프로판가스협회(National Propane Gas Association)는 전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원유 생산을 줄이면서 이들 국가의 프로판 생산도 감소해, 미국산 프로판이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유럽으로의 미국산 프로판 수출은 2023년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2022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액화석유가스(LPG, 프로판 및 부탄 포함) 수입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미국산 수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EU는 2023년 12월, 제12차 대러시아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LPG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미국의 대유럽 수출은 하루 평균 20만 배럴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웠고, 2024년에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였습니다. 


가격 요인과 수출 유인
아시아에서의 석유화학 수요 증가로 인해 프로판 가격은 동아시아가 미국 걸프만 지역(Mont Belvieu)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가격차는 미국산 프로판의 수출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2023년, 동아시아와 미국 걸프만 지역 간 프로판 가격 차이는 갤런당 42센트로, 2014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이 격차는 2024년에도 43센트로 더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가격 차이가 클수록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프로판을 더 많이 수입하게 됩니다. 

반면, 프로필렌은 동아시아 내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2024년 동아시아의 프로필렌 현물가격은 갤런당 1.63달러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판을 석유화학 용도로 활용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높습니다. 

미국 걸프만에서 동아시아로 프로판을 수출할 때 대부분은 파나마 운하를 경유합니다. 이 경로는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우회하는 것보다 약 2주 빠르며, 전체 운송 기간은 약 한 달 정도입니다. 

하지만 2023년, 파나마 운하의 수로 역할을 하는 가툰 호수(Gatún Lake)의 수위가 기록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선박 통과가 제한되었고, 이로 인해 운하를 우회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동아시아의 프로판 가격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2023년, 텍사스 휴스턴에서 일본 치바(Chiba)까지 파나마 운하를 통한 프로판 해상 운임은 전년 대비 37% 상승했습니다. 당시 하루 평균 36척이 통과하던 운하는 하루 24척으로 제한되었습니다. 

다행히도 2024년에는 라니냐(La Niña) 현상으로 인해 강우량이 늘어나 운하 수위가 회복되었습니다. 연말 기준 수위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운하 운영도 정상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휴스턴-치바 노선의 해상 운임은 2024년에 33% 하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