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A. 크렌쇼 위원 (Commissioner Caroline A. Crenshaw)
좋은 아침입니다. 저희 기관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늘은 제가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이 원탁회의(Roundtable)의 아이디어가 제안되었을 당시, 그 발상만큼은 제가 낸 것이라는 점을 직접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 외의 모든 노력과 준비, 기획에 대한 공은 저희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분석국(DERA), 검사국(Exams), 그리고 기관 내 여러 부서의 동료들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로브 피셔(Rob Fischer), 질 헨더슨(Jill Henderson), 한 김(Hane Kim) 세 분의 노고가 컸습니다. 이 분들이 오늘 패널의 비전을 설계하고 실현시킨 진정한 설계자들이며, 오늘 논의가 의미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해주신 것은 바로 현장 전문가인 패널 분들과 좌장(Moderator) 분들의 깊은 지식과 실제 경험 덕분입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다만, 그 최초의 아이디어 하나만큼은 제가 낸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께서 기억하시겠지만, 2023년 7월에 저희 투자관리국(Division of Investment Management)과 거래 및 시장국(Trading and Markets Division)에서는 증권사(Broker-Dealer)와 투자자문사(Investment Adviser)가 예측 데이터 분석(Predictive Data Analytics)을 사용하는 방식과 관련한 규칙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 규칙은, 투자자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신기술이 사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제안된 규칙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고, 그 중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 제안의 범위가 과연 적절한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제출된 의견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 아마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도 적지 않게 계시겠지만, 그분들께서는 제안된 규칙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해당 규칙에서 정의한 '기술'의 범위가 너무 넓었으며, 기존의 ‘최선이익규정(Regulation Best Interest, Reg BI)’이나 투자자문사의 수탁의무(fiduciary duty)와 중복되는 부분도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금융서비스 업계 종사자 분들과 인공지능(AI)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두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귀하께서는 AI를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그리고 "귀하의 조직에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매번 다릅니다. 유일하게 공통적인 점은, 아무도 같은 정의나 개념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AI라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서로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엇갈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출발점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아주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답이 필요합니다.
● 인공지능(AI)이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저희는 AI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용어와 정의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요?
● 현재 금융서비스 산업에서는 AI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까? 그리고 향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까?
● 증권사(Broker Dealer), 투자자문사(Investment Adviser), 발행인(Issuer), 중개기관(Intermediary), 시장(Market), 투자자(Investor), 그리고 기타 이해관계자들 등 각 참여자별로 AI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까?
● AI의 가장 일반적인 활용은 투자자 대상 서비스, 투자 결정, 자본 배분 등에 집중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백오피스(back-office)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사용이 더 주를 이루고 있습니까? 이러한 AI는 기업 자체가 직접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Service Provider)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까?
● 특히 '블랙박스(black box)' 알고리즘처럼 입력값과 출력값 간의 연관관계가 불분명한 시스템을 포함해, 이러한 AI 시스템들을 감독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리고 AI가 이사회 또는 거버넌스 수준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까?
● 관련 법률과 규제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내부 관리 및 감독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되어 있습니까? 예를 들어 수탁의무와 같은 법적 책무나, 거래 메커니즘 또는 후선 업무에 관련된 규칙 준수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AI 사용과 관련된 정보나 위험에 대해 어떤 공시(disclosure)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공시 내용은 일관적이고 충분한 수준입니까?
● AI의 사용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사기나 체계적인 불이익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는지, 그런 취약점은 없는지 검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AI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systemic risk)이나 변동성 위험(volatility risk)에 대해서도 우리가 지금부터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AI는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물결입니다. 이 기술은 매우 강력하고 지속적입니다. 앞으로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변화에 대비되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헤스터 M. 퍼스 위원 (Commissioner Hester M. Peirce)
먼저, 이번 원탁회의를 준비해 주신 경제 및 리스크 분석국(DERA)과 SEC 전 부서의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패널로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논의는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증권 산업은 오랜 세월 동안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왔습니다. 이는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주가 표시기(ticker), 전화(telephone), 단말기(terminal) 같은 기술이 있었고, 이제는 인공지능(AI)이 그 자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각 패널분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그로 인해 얻은 이점과 겪은 리스크는 무엇인지 생생한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의 활용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AI가 산업 전체를 혁신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반면, 또 다른 이들은 AI가 노동 시장을 파괴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금융 산업 내에서의 AI 활용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과장된 시각이 존재해 왔으며, 유감스럽게도 SEC 역시 그러한 과장된 우려에 휘말려, 브로커-딜러(broker-dealer)와 투자자문사(investment adviser)의 예측 데이터 분석(predictive data analytics) 사용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서툰 방식으로 규제하려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도 금융 산업 내에서의 AI 활용이 투자자나 시장 참여자에게 잠재적인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문제가 실제로 발생한다면 SEC가 그 해결에 일정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공포감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규제에 나설 때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AI 관련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에 왜 규제적 접근이 필요한지를 먼저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AI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규제 체계를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인간을 규제하는 방식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인간은 AI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매력적이며, 복잡한 존재입니다. 물론 인간 역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습니다. 어제 누군가에게 네 살배기 쌍둥이 아이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을 흡수하고, 이를 본인들의 경험과 섞어 아주 놀랍고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여준다고 하더군요. 마치 AI 같지만, 훨씬 더 낫지요. 이렇듯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협력할 때, 더 큰 것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AI의 지능이 더해진다면,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문제들도 생기겠지만, 동시에 그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들도 함께 만들어질 것입니다.
오늘 이 원탁회의는 인공지능, 특히 그것이 금융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규율해야 할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정확한 이해는 근거 없는 공포를 걷어내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그 문제에 가장 적합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패널 분들께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토론 중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 앞으로 5년 안에 인공지능이 증권 산업의 어떤 분야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이에 대비해 규제기관으로서 우리가 미리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할 때, SEC로부터 어떤 형태의 가이던스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그러한 가이던스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이 분야에서, SEC가 제시하는 가이던스나 규제가 너무 빠르게 시대에 뒤처지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요?
아울러, 우리가 내놓는 조치들이 기술 혁신을 저해하지 않고, 특정 기술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성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악용된 극단적인 사례 몇 건에 지나치게 반응해, 그것이 전체 규율과 가이던스를 좌우하는 사태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마크 T. 우예다 SEC 임시 의장 (Acting Chairman Mark T. Uyeda)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접 현장에 오신 분들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개최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금융 산업 내 인공지능(AI) 원탁회의(Roundtable on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Financial Industry)’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AI 기술의 최신 동향과 금융 산업 내 활용 가능성, 그리고 그로 인한 기대 효과와 잠재적 위험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공지능(AI)은 기존에 인간의 지능이 필요했던 업무를, 상호 연계된 기술들을 활용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금융 시장에서 기술이 도입된 것은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거 주가 전광판(stock ticker machines), 전화기, 그리고 컴퓨터 네트워크까지—미국 금융 시장은 늘 기술 혁신을 수용하며 진보해 왔습니다. 이러한 혁신 역량 덕분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자본 조달 비용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 자본 시장은 그 규모, 깊이, 유동성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SEC는 9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이러한 기술 변화에 지속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사실, 다양한 형태의 AI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활용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투자 및 거래 방식뿐만 아니라 금융 상품 자체와 관련 프로세스 전반에 있어 많은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최근에는 아이디어, 투자, 그리고 경쟁을 기반으로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시장 참여자들과 투자자들이 AI를 통해 금융 시장과 새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었고, 금융 산업 내 AI 활용 사례 또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적용된 도구들은 방대한 양의 다양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통찰을 도출해냄으로써, 더 나은 의사결정과 운영 효율성을 가능하게 합니다. 현재 AI는 내부 업무 자동화, 코딩,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테스트되고 실용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은 투자자들과의 상호작용을 개선하고 학습을 돕는 것은 물론, 규제기관이 감독 및 감시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금융 규제기관은 기술에 중립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SEC 내부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불필요한 장벽을 세울 수 있는 규제 움직임이 있어,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지나치게 세세한 규정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형식적인 ‘체크리스트식’ 준수만 유도하며, 결국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물론 AI와 같은 신기술이 기존 규제 체계에 공백을 만들어내거나 추가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SEC는 그러한 공백을 메우거나,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투자자 보호라는 핵심 목적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이던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아울러, SEC는 법률에 근거한 권한을 항상 인식하고, 실효성과 비용 효율성을 겸비한 규제를 우선시해야 할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AI가 가져오는 다양한 가능성 못지않게 그에 따르는 리스크와 도전 과제 역시 존재합니다. 'AI'라는 용어는 매우 포괄적이며, 그에 따른 위험 요소들도 기술의 세부 특성, 활용 목적, 실제 운용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리스크를 평가할 때 단순한 가정이나 추정이 아니라,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실증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금융 시장 및 서비스 내에서 AI를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활용하려면, 규제기관은 혁신가, 기술 제공자, 시장 참여자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도 그러한 소통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원탁회의를 위해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해주신 모든 패널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경제리스크 및 분석국(Division of Economic Risk and Analysis), 감사국(Division of Examinations), 운영지원국(Office of Support Operations), 대외협력국(Office of Public Affairs), 그리고 오늘 이 행사를 가능케 한 여러 SEC 직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